요즘 큰손들, 美 주식·채권 팔고 달러 움켜쥔다…日 엔화는 추락

입력 2022-06-22 15:43   수정 2022-07-22 00:01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인데다 수익률까지 짭짤하다.”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를 움켜쥐고 놓지 않고 있다. 주식과 암호화폐(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이 휘청거리는 와중에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일본 엔화 등의 가치까지 떨어지고 있어서다. 달러 가치는 올 들어 8% 이상 상승하며 수익률로도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이에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과 국채를 팔아 확보한 달러를 자국 통화로 환전하지 않고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담아두고 있다.
美 주식, 채권 팔아 달러 보유하는 게 요즘 투자 대세
세계 1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21일(현지시간)까지 8.5% 올랐다. WSJ 달러인덱스의 최근 1년간 상승률은 11.5%다. 세계의 다양한 투자자산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수익률이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전략가는 “달러 강세는 적어도 몇 달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 가치가 5%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모두 흔들리면서 달러의 가치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연속해 올리고 양적 긴축(대차대조표 축소)에 속도를 내면서 주식,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원유 등 원자재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위험자산이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는 어렵다.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했던 미국 국채 가격도 하락(국채 금리 상승)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되서다.

결국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을 팔아 확보한 달러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달러 자체가 투자자산으로써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자국 통화로 환전 및 송금했던 과거 행태와 다른 점이다. WSJ은 “해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달러 규모가 조만간 사상 최대 액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미국 자본 순유입액은 지난 3월 말 3012억달러를 넘겼다. 최근 달러 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전고점인 2020년 7월 말 기록(3587억달러)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고개 숙인 日 엔화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에 대적할 상대는 없다. 시장이 위기를 맞았을 때 달러와 함께 피난처로 여겨졌던 일본 엔화, 스위스프랑이 최근 약세여서다. 같은 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136엔까지 떨어졌다. 지난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35엔까지 하락했던 엔화가 추가로 약세를 나타내며 1998년 10월 이후 2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3%포인트 안팎까지 벌어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투자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Fed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나선 반면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면서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통화당국이 구두개입 외에는 환율을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최근 15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스위스프랑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의 피난처로 미국 달러만한 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현금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계가 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인 와중에 미국의 경제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달러는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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